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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계에서 권위 있는 시상식 ’50 베스트’에서 호텔을 론칭했다
2023.10.07by 전희란
별들은 전쟁하지 않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이? 왜? “라스베이거스 미식 신의 진화와 다양성에 주목했습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이 도시는 미식의 새로운 목적지가 될 거예요.” 기자간담회에서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뀌었다.
시상식은 그들의 주방만큼 전쟁터일까 싶었지만, 뜻밖에 화합과 연대의 장이었다. 요리로 말하는 게 셰프의 방식이지만, 이 행사는 메인 행사인 시상식 앞뒤로 셰프들의 생각을 꺼내놓을 수 있는 여러 부대 행사를 마련한다. 특히 얼마 전 난로 심포지엄을 위해 한국을 찾았던 작년 1위 센트럴 팀, ‘50BestTalks’에서 마이크를 쥔 뉴욕 ‘Eleven Madison Park’의 대니얼 험의 화두는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재료에 위계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보잘것없는 보통의 재료, 누군가는 사용하지 않고 버릴 재료가 어쩌면 마법을 일으킬 수 있어요.”
그가 ‘음식의 언어가 지닌 힘’, ‘지역 사회와 연대의 중요성’ 에 대해 말하는 동안, EMP의 쌉싸름한 식전 칵테일을 맛보며 “분명 이 장면은 잊히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한국 미식 신에도 이번 시상식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한국 최초로 밍글스(44위)가 50위 안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인터뷰에서 만난 멕시코 ‘Rosetta(올해 34위)’의 셰프 엘레나 레이가다스는 최근 가장 미식적 영감이 되는 국가로 한국을 꼽으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 음식의 맛과 요리에 대한 접근 방식은 상당히 놀라워요. 전통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받아들이죠. 특히 한국 특유의 발효 맛을 좋아하는데, 밍글스에서 맛본 아주 복합적이면서도 무겁지않고, 가벼우면서 동시에 깊은 그맛을 잊지 못해요.” 북미 지역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꼽힌 박정현, 박정은의 ‘Atomix(올해 6위)’ 는 뉴욕에서 한국 특유의 환대를 감각적인 방식으로 전한다. ‘50베스트’의 한국 & 중국 부의장이자 난로학원 이사장 최정윤은 “한국 미식 업계가 더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눈을 반짝였다.
그밖에도 비엔나 레스토랑 ‘Steirereck(올해 22위)이 들려준 ‘생산자 위주로 생각하는 퀴진’, “팀이 없이는 우리는 존재할 수 없었다’ 는 ‘Disfrutar’ 셰프 3인의 말에서 비로소 깨달았다. 그들이 도달하고자 한 것이 순위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이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결국 순위보다 중요한 것은 그 너머에 있다는 것을. “F&B 업계는 더 아름다운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 대니얼 험이 ‘50BestTalks’에서 했던 말을 떠올렸다. “라스베이거스의 일은 그곳에 남는 법이야.”란 <행오버>의 대사가 이번만은 틀릴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