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부터 한국무용까지, 국내 무용 신의 최전선에 있는 ‘크리틱스초이스댄스페스티벌’이 돌아왔습니다. 평론가가 엄선한 안무가를 소개하는 자리로, 평생 한 번만 선정될 수 있는데요. 그만큼 스케일과 작품성이 보장된 페스티벌입니다. ‘범 내려온다’로 유명한 무용가 김보람, 현대무용가 차진엽, 한국무용가 장혜림 등이 이 무대를 거쳐갔죠. 이번에도 독특한 경력과 테크닉을 가진 안무가들이 한데 모였습니다. 제27회 페스티벌에서 나만의 ‘최애’ 안무가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안무가 소개에 앞서 한층 다양해진 주제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동안 개인에 집중하던 몸과 마음의 범주를 올해는 사회적 차원으로 확장했는데요. ‘어른이(어른+아이)’, 은둔·고립 청년, AI에게 경쟁심을 느끼는 인간, 여성 할례 등 개인의 내면과 감정, 경험을 넘어 사회 공동체로 시야를 넓힌 것이 확실히 느껴집니다.
안무가의 면면을 들여다볼까요? 이스라엘에서 ‘가가’ 테크닉을 익힌 현대무용가 정희은부터 무형문화재 ‘김백봉부채춤’ 보유자에게 직접 전수받은 한국무용가 권미정까지 그 뿌리도 다양한데요. 정희은은 기계는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만의 사랑과 몸짓을 표현한 작품 <연지>를, 권미정은 먹이사슬 속 유한한 신체를 탐구한 작품 <먹이>를 선보입니다. 동양과 서양, 현대와 전통을 오가는 강요찬도 빼놓을 수 없죠. 한국무용을 전공한 뒤 오스트리아 명문 시드(SEAD) 안무학교로 떠난 강요찬은 강강술래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강강>을 통해 전통의 세계화를 시도합니다.
커리어의 변화를 시도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선화예고의 교편을 내려놓은 툇마루무용단의 유민경, 현대무용계의 아이돌로 유명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장경민은 안무가로서 새로운 스텝을 밟습니다. 유민경은 악습으로 고통받는 여성에게 공감한 작품 <이브>를, 장경민은 신세 한탄을 유쾌하게 풀어낸 <팔자>를 선보이는데요. 한국무용제전 소극장 부문 우수안무상을 수상한 손정현이 미래 인류를 상상한 작품 <음어아>로 함께합니다.
앞서 소개한 이들을 비롯해 안무가 8인에게 춤을 직접 배워보는 ‘움직임 클래스’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본 공연 관람자에 한해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아 무료로 진행하는데요. 공연 관람 일주일 전에 해당 작품의 무용수가 된 것처럼 창작부터 공연까지 전 과정 체험이 가능하죠. 짧은 공연 영상도 소장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우리는 평소 몸을 얼마나 활용하고 있을까요? 새로운 동작을 시도할 땐 어떤 기분이 들까요?
무용 공연은 처음이어도 걱정하지 마세요. 미술 전시나 음악 콘서트처럼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본 공연은 7월 13일(토)부터 25일(목)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집니다. 아르코와 인터파크에서 예매 가능하니 참고하세요.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theater.arko.or.kr
인터파크 티켓 tickets.interpark.com
문의 02-745-0441